오랜만에 포스팅을 합니다. 자주는 아니었어도, 꾸준히 포스팅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사이에 하고 싶었던 말을 어떻게 참았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제아무리 소리쳐도 결국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패배주의에 젖어들었던 걸까요? 일기장은 덮고, 블로그는 촛불만 걸어둔 채 접었습니다. 그 기간에 제가 몰두한 것은 달리기였습니다.

달리는 순간만큼은 모든 고민에서 해방되었기에 올해 여름은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벅찬 숨을 고르려고 멈추는 순간, 둘러쌀 수많은 상념이 두려웠습니다. 죽음을 초월한 Runner’s High에 중독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리기를 끝마치고 샤워를 할 때면, 잠시 잊었던 고민이 스멀스멀 수증기처럼 피어올랐고, 잠자리까지 쫓아와서 불면증에 시달리기 일쑤였습니다.

이제는 외면하지 않고 맞설 생각입니다. 문화비평가이자 사회운동가였던 수잔 손택은 말했습니다. “연민은 변하기 쉬운 감정이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감정은 곧 시들해지는 법이다.”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마르크스가 말했습니다. “여태까지의 사상가들은 세계를 이론적으로만 해석해왔다. 이젠 행동으로, 실천으로 세상을 변혁해야 한다.”

We Can Believe in Change

어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예상대로 민주당의 오바마가 당선되었습니다.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일 년 전 한국에서 느낀 절망을, 어제 미국에서 발견한 희망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요?

이제 저도 움직이려 합니다. 미약하나마 제 의견을 개진하려 합니다. 그 행동의 일환으로 블로깅을 다시 시작합니다. 글을 쓰면서, 부조리한 현실을 저 자신에게도 다시 일깨우고 싶습니다. 한두 명의 천재가 미래를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개개인입니다. 진짜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 사람입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