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모르는 신문은 의견만 분출하고, 주워담지 못할 말들은 거리를 배회한다.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이 줄을 잇는 이 세계는 분명히 초현실적이다.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을까?

키보드 자판들이 우리 앞에 열을 맞춰 완고한 스크럼을 짠다. 강력히 연대한 손가락은 그 틀을 해체하려 힘있게 움직이지만, 자판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는다. 산발적인 공격은 무위로 끝나가는 듯 보였지만, 전혀 일관되지 않아 보이는 행동이 만들어낸… 단어가… 문장이… 모니터에서 우리 마음을 촘촘히 엮어내어 희망을 밝힌다.

82603번째 촛불입니다.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말이 이렇게 끔찍할 수가 없다.
우리는 언제쯤 소통하는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