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안녕
2009.01.03새해 벽두부터 KBS가 행한 연이은 사건에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 1월 1일에는 보신각 타종식을 교묘히 조작하더니, 1월 2일 새벽에는 ‘TV, 책을 말하다’1를 갑작스레 폐지하였다. 사장이 바뀔 때부터 알아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내가 그들을 얕잡아 보는 사이, 그들의 행보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보신각 종소리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 나라의 일군이 된 탓에 올해는 보신각 종소리를 듣지 못했다. 시상식을 좋아했다면, 가짜 종소리라도 들었을 텐데…. 새벽에 일어나 KBS와 인터넷 방송을 비교한 영상2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주인공인 국민은 엑스트라가 되었고, 2008년 새해를 담아야 할 다큐멘터리는 픽션이 되었다. 보이는 것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회의하는 태도가 우리에겐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TV, 책을 말하다
TV, 책을 말하다는 인터넷으로 종종 봤지만, 주간계획을 세울 때마다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이었다. 최근 들어 열심히 챙겨보기 시작했는데, 어저께 예고 없이 끝나 버렸다. 이번 KBS의 결정을 보고 있자면, – 정확히는 정부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 대중을 통제하기 위해 도서관을 파괴한 히틀러가 생각난다. 생각이 깨어나게 하는 책은 그들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임이 틀림없다.
어찌 심야시간대에 교양프로그램에까지 시청률을 들먹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게 그렇게 중요하다면, 대통령 라디오 연설도 같은 잣대로 평가하자. 공영방송에서 관영방송으로 전락한 KBS,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지금은 잠시 헤어짐의 ‘안녕’을 부르짖지만, 다음에는 만남의 ‘안녕’을 외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