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bygone days’ Category

42 Results

폴 오스터 – 기록실로의 여행

2008.01.04

폴 오스터1 영화 ‘스모크’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폴 오스터, 이제는 작품 대부분을 섭렵할 정도로 가장 사랑하는 작가다. 현실과 환상을 절묘하게 엮어 이야기 속에 주제를 풀어내는 그의 능력은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든다. 그의 최신작인 기록실로의 여행2은 저자가 투영된 ‘미스터 블랭크’라는 인물을 통해 ‘실존’이란 문제 속으로 우리를 교묘하게 끌어들인다. 짧은 분량임에도 독특한 구성으로 강한 흡입력을… read more »

주제 사라마구 – 눈뜬 자들의 도시

2007.12.20

주제 사라마구1 책을 가까이하지 않은 6개월이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40여 권의 책을 읽었다. 그중에 반 수는 교양이나 개론 서적이고 소설은 채 10권밖에 되지 않는다. 일주일에 세 권을 독파할 정도로 톡 쏘고 지나가 버린 아멜리 노통브는 한여름밤의 꿈으로 사라졌고, 늦가을에 찾아온 러시아 소설은 난해한 이름과 가독성을 저해하는 디자인 때문에 단풍도 지기 전에 책장으로 돌아갔다. 그 속에서… read more »

경이적인 천재, 서번트 신드롬

2007.11.25

아래 글은 KBS에서 방영한 BBC방송의 ‘경이적인 천재, 서번트 신드롬’을 보고서, 재미삼아 스컬리의 보고서 형태로 작성했습니다.^^ 우리는 서번트 신드롬에 놀라워한다. 자폐증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낮은 IQ를 가졌음에도, 특정한 분야에서 보이는 천재적인 능력 때문에 그들을 부러워한다. 서번트 신드롬은 자폐증, 정신지체, 뇌손상 같은 뇌질환 등의 발달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들은 극히 제한된 영역, 즉 음악이나… read more »

20071103

2007.11.03

오랜만에 밤길을 걸으며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시험 기간을 제외하고 이렇게 오래 들은 적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들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진행자에 적응했는데, 갑자기 예전 진행자가 그리웠습니다. 사연 하나 보내지 않고, 라디오도 잘 듣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중간에 라디오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관악산 송신소작업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관악산에 가본지도 오래되었습니다. 언제 관악산에 올라가야겠습니다. 산에서 바라본 알록달록한 숲의… read more »

도시의 밤하늘은 밝다

2007.11.02

도시의 밤하늘은 밝다. 별이 무안해 숨어버릴 만큼 밝다. 수많은 십자가도 어둠의 구원에 동참한다. 더 이상 그 누구도 별을 좇지 못하게 못박는다. 그렇다. 이제 더 이상의 별은 없다. 각종 매체가 만들어낸 스타만이 있을 뿐. 수많은 불빛이 유명하지 않은 나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늘어난 그림자가… 내가 아닌 그것들이… 나는 불편하다. 도시의 밤하늘은 밝다. 도시의 밤하늘은 밝다.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이야

2007.11.01

신호등이 있는 3개의 횡단보도와 그렇지 않은 하나의 횡단보도, 전철이 내려다보이는 고가도로와 인내심을 요하는 낮지만 긴 오르막길을 통과해야 구립도서관이 눈에 들어온다. 마땅한 대중교통은 없고 걷기에는 먼 거리여서, 한 시간이 넘게 걸림에도 단 한 번의 환승만 하면 되는 학교 도서관을 애용했다. 상황이 변한 지금, 오랜만에 구립도서관으로 향한다. 붉은 도서관과 양옆으로 세워진 자전거들, 그 바뀌지 않은 풍경이 나를… read more »

아저씨

2007.08.28

설문지의 직업란에 학생이라 표시했다가 당황해 지우개를 들었다. 지우개를 좌우로 굴리며 지운 것은, 필시 내 눈물이었으리라. 내가 적을 두지 않았던 게 언제였던가? 펜을 쥔 그 이후로 난 늘 학생이었거늘… 아저씨란 호칭에 반감을 품고 있진 않지만, 아직은 학생이란 부름에 고개를 돌리고 싶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2007.06.26

가끔은 타이밍을 놓쳐 아쉬워하고말하지 못해 후회하며하고 싶지만 입안에서 몇 번씩 되삼켜야만 한다.

적당히

2007.06.03

어제는 잠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욕심이 지나쳐 너무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려 한 탓이었습니다. 결국, 제게 돌아온 것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지나간 버린 하루, 근사한 식사에 맞먹는 영수증, 그리고 색색으로 단장한 이틀 치의 약들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병원을 참 좋아했습니다. 문을 들어설 때의 그 알싸한 알코올 향은 제게 청량제가 되어주었고, 병원마크로 물들인 그 옷은 명품처럼 고급스러워… read more »

주인을 찾습니다.

2007.05.26

오늘도 대출한 세 권의 책이 책장 한 귀퉁이를 차지한다. 소장도서들의 텃세에 밀려 좋은 자리를 맡진 못하지만, 그들 중 누군가는 간택되어 한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소장목록을 늘려가며 포만감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편을 더 좋아한다. 그 많은 책을 사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용기도, 그럴 경제적 여유도 없거니와, 오래된 책에는 새 책에서 찾을 수…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