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희망을 느꼈다
2010.06.12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30분 전, 꼭 축구를 봐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평소처럼 여유로운 주말 산책을 즐겼다. 사람들은 응원준비를 하는지 주말치고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응원하거나, 집에 있어서 몰랐는데,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왜 모두 빨간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얼마 전에 선거가 있었다. 선거 전, 야권에서는 여권을 견제하기 위해 2번을 찍어야 한다는 여론이 몰아쳤다. 야권통합이 물 건너가고, 1번이 당선되자 다른 번호에 투표한 사람들에게 모든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왜 1번이 싫으면 2번을 찍어야만 한다고 강요할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안 되는 걸까?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폭력이었다.
시청률과 투표율이 비슷한 나라라는 사실에 절망해서 산책을 시작했는데, 길을 걸으면서 많은 사람이 월드컵을 보지 않는다는 사실에 한국에도 희망이 있음을 느꼈다. 월드컵 독점 중계 덕분에 채널선택권이 늘어나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한국을 좋아하는 애국자이기 전에 축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재밌고 깨끗한 경기를 하는 팀이 16강에 올라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