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Essay’ Category

7 Results

사람이 죽었다

2011.03.14

우리가 모든 사람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진 않더라도 조롱하진 말아야 한다. 그게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다. 생명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정부가 자국민을 챙기고 미디어가 이익을 논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죽은 이들은 외국인이기에 앞서 경쟁자나 원수이기에 앞서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죽음을 접할 때마다 난 두려워진다. 내 안의 인간성이 같이 죽을까 봐 두려워진다…. read more »

우리도 할 수 있다!

2008.11.06

오랜만에 포스팅을 합니다. 자주는 아니었어도, 꾸준히 포스팅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사이에 하고 싶었던 말을 어떻게 참았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제아무리 소리쳐도 결국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패배주의에 젖어들었던 걸까요? 일기장은 덮고, 블로그는 촛불만 걸어둔 채 접었습니다. 그 기간에 제가 몰두한 것은 달리기였습니다. 달리는 순간만큼은 모든 고민에서 해방되었기에 올해 여름은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read more »

마음을 열 수 있을까요?

2008.05.14

토요일 오후, 책 한 권을 들고 공원을 찾았습니다. 요즘 들어 일주일에 한 번은 야외에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닫힌 건물에서 읽을 때는 몰랐었는데, 열린 공간에서 읽는 책은 마음을 열어주는 것 같습니다. 태양의 힘인지 모르겠지만, 야외에서 책을 읽는 그 시간이 제겐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렇다고 꼭 책만 읽는 건 아닙니다. 바람이 전해주는 음악도 듣고, 곤충 친구들과 식사도… read more »

도시의 밤하늘은 밝다

2007.11.02

도시의 밤하늘은 밝다. 별이 무안해 숨어버릴 만큼 밝다. 수많은 십자가도 어둠의 구원에 동참한다. 더 이상 그 누구도 별을 좇지 못하게 못박는다. 그렇다. 이제 더 이상의 별은 없다. 각종 매체가 만들어낸 스타만이 있을 뿐. 수많은 불빛이 유명하지 않은 나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늘어난 그림자가… 내가 아닌 그것들이… 나는 불편하다. 도시의 밤하늘은 밝다. 도시의 밤하늘은 밝다.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이야

2007.11.01

신호등이 있는 3개의 횡단보도와 그렇지 않은 하나의 횡단보도, 전철이 내려다보이는 고가도로와 인내심을 요하는 낮지만 긴 오르막길을 통과해야 구립도서관이 눈에 들어온다. 마땅한 대중교통은 없고 걷기에는 먼 거리여서, 한 시간이 넘게 걸림에도 단 한 번의 환승만 하면 되는 학교 도서관을 애용했다. 상황이 변한 지금, 오랜만에 구립도서관으로 향한다. 붉은 도서관과 양옆으로 세워진 자전거들, 그 바뀌지 않은 풍경이 나를… read more »

적당히

2007.06.03

어제는 잠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욕심이 지나쳐 너무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려 한 탓이었습니다. 결국, 제게 돌아온 것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지나간 버린 하루, 근사한 식사에 맞먹는 영수증, 그리고 색색으로 단장한 이틀 치의 약들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병원을 참 좋아했습니다. 문을 들어설 때의 그 알싸한 알코올 향은 제게 청량제가 되어주었고, 병원마크로 물들인 그 옷은 명품처럼 고급스러워… read more »

주인을 찾습니다.

2007.05.26

오늘도 대출한 세 권의 책이 책장 한 귀퉁이를 차지한다. 소장도서들의 텃세에 밀려 좋은 자리를 맡진 못하지만, 그들 중 누군가는 간택되어 한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소장목록을 늘려가며 포만감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편을 더 좋아한다. 그 많은 책을 사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용기도, 그럴 경제적 여유도 없거니와, 오래된 책에는 새 책에서 찾을 수… read more »